오페라와 역사의 만남 73

오페레타 <즐거운 과부>와 유럽 상속법 이야기

독일어 오페레타인 는 유쾌한 미망인 등 여러 번역이 있으며, 아예 영어식 이름인 메리 위도우로 더 잘 알려져 있을 정도로 제목이 아직 중구난방인 작품입니다.그리고 그 중구난방 제목 번역어가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작품 자체는 유쾌하고 즐겁습니다.오페레타가 일단 크게 오페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오페라와 뮤지컬 중간 정도의 느낌으로 오페라에 비해서 경쾌한 분위기가 굉장히 강한데, 는 그런 분위기를 특히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여주인공 한나 글라바리는 부유한 은행장과 결혼했는데, 그 남편이 폰테베드로라는 가상국가의 은행에 재산을 맡겼을 때, 은행의 예치금에서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부유하다는 설정입니다. 그 남편이 자녀 없이 죽자, 그 많은 재산은 이제 과부가 된 한나가 재산의 주인의 아..

푸치니의 <제비>와 삼국 동맹 및 런던 밀약

푸치니의 &lt;제비 La Rondine 라 론디네&gt;는 푸치니의 오페라 중에서 가장 밝은 분위기의 작품일 겁니다. 죽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거의 유일한 오페라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푸치니 오페라는 태반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으며,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작품도 코미디와는 거리..

벨리니의 <텐다의 베아트리체>와 중근세 유럽의 영주 미망인 재혼 제도

빈첸초 벨리니의 1833년작 오페라인 &lt;텐다의 베아트리체&gt;의 배경은 1418년 밀라노로, 실화를 각색한 작품입니다. 오페라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필리포 마리아 비스콘티는 현재 밀라노의 영주로서, 오로지 여주인공 텐다의 베아트리체와 결혼한 덕에 밀라노의 영주 자리를 얻을 ..

브리튼의 <글로리아나>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

20세기 영국 작곡가 중 가장 중요한 사람을 한 명만 뽑으라면, 아마 벤저민 브리튼이 뽑힐 겁니다. &lt;전쟁 레퀴엠&gt;으로 유명한 브리튼은 합창곡, 가곡, 관현악 등의 여러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활동했으며, 20세기 현대 오페라 중에서 손꼽히는 작품인 &lt;베니스에서의 죽음&gt;을 비롯..

야나체크의 <마크로풀로스 사건>과 화학합성염료 알리자린

야나체크의 &lt;마크로풀로스 사건&gt;은 '로봇'이라는 단어를 처음 창시했던 작가인 카렐 차페크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오페라입니다. 체코에는 19세기 후반 이래 오페라 &lt;루살카&gt;처럼 체코의 민족주의를 강하게 의식한 체코어 작품이 여럿 나왔는데, http://blog.daum.net/ariesia/111 20세기 ..

바그너의 <로엔그린>과 드레스덴 봉기, 루트비히 2세와 노이슈반슈타인 성

바그너의 &lt;로엔그린&gt; 3막의 첫번째 노래인 '혼례의 합창'은 일명 '결혼 행진곡'으로 유명한 음악입니다. 결혼식에서 굉장히 자주 쓰이는 음악이지요. 결혼식 축하용으로 피아노 편곡된 버전이 워낙 유명해서, 숫제 성악곡이 아니라 기악곡으로 훨씬 더 많이 연주되는 곡이기도 합니다..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부활 대축일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1890년작 &lt;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gt;는 19세기 시칠리아 마을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입니다. 오페라에서는 대개 왕족이나 귀족 혹은 상류층 사교계에서 인정받는 예술가가 등장하며, 못해도 유복한 유한계층 정도는 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19세기 후반에는 평범..

하이든의 <기사 오를란도>와 오스트리아-러시아의 대 오스만 동맹

1782년 9월경, 헝가리의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궁정은 귀빈을 맞이할 준비로 한참 분주했습니다. 러시아 황태자인 파벨 대공과 황태자비인 마리야 표도르브나 대공비가 11월 경에 에스테르하지 궁을 방문할 예정이었던 것입니다. 당시 에스테르하지 궁에서는 요제프 하이든이 궁정 악장으..

외국어 오페라 원어 공연과 번안 공연, 대중화와 원작 재현 사이에서

기록에서 확인되는 최초의 오페라 공연은 1598년 그리스 비극을 소재로 하여 피렌체에서 상연된 &lt;다프네&gt;이며, 악보가 남아있는 작품 중에서는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가 작곡하여 1607년 만토바에서 초연된 &lt;오르페오&gt;가 최초입니다. 피렌체도, 만토바도 모두 르네상스 시기 이탈..

풀랑의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와 프랑스 혁명의 성직자 공민헌장

1957년 초연된, 풀랑의 &lt;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Les Dialogues des Carmelites&gt;는 20세기 프랑스 오페라 중에서 단연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현대 오페라가 대개 그렇듯이, 아리아와 대사 부분으로 나뉜 구조가 아니라, 오케스트라 선율 속에 가창을 녹여넣는 형식으로 작곡되었습니다. &lt;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