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블로그 주제 28

독일어권에서 귀천상혼은 절대적인가-예카테리나 1세의 맏딸 안나

귀천상혼에 대한 저번 포스팅과 연관되는 이야기입니다.https://ariesia.tistory.com/337 신데렐라는 귀천상혼 규제를 받지 않았을 이유신데렐라 이야기는 굉장히 유명합니다. 요정이 여주인공 신데렐라에게 유리구두와 화려한 드레스를 선물해서, 신데렐라가 왕궁 무도회에 가게 되는 이야기는 낭만적이고 화려한 동화 같은 이ariesia.tistory.com 신데렐라 설화에서 신데렐라는 귀천상혼 규제가 없는 나라의 설화라는 것을 다룬 저번 포스팅에서, 귀천상혼은 19세기 즈음까지만 해도 유럽에서는 독일어권만의 법률에 가깝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독일어권이 아닌 나라에서는 국왕이 마음만 먹으면, 왕족보다 신분이 낮은 여인과 정식 결혼을 하는 것이 법률상으로 가능하다는 ..

신데렐라는 귀천상혼 규제를 받지 않았을 이유

신데렐라 이야기는 굉장히 유명합니다. 요정이 여주인공 신데렐라에게 유리구두와 화려한 드레스를 선물해서, 신데렐라가 왕궁 무도회에 가게 되는 이야기는 낭만적이고 화려한 동화 같은 이미지에 딱 들어맞습니다.개인적으로 어릴 때 친구 집에 놀러갔을 때 제가 본 적 없는 동화전집 등이 있다면 신데렐라 이야기부터 찾아보고는 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드레스 그림 때문이었습니다. 손꼽을 정도의 예외를 제외하면, 동화전집의 그림 중 신데렐라의 무도회 드레스가 가장 화려하고 예쁘게 그려진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여자가 왕자 등 신분 높은 남자를 만나서 결혼하게 되는 내용 자체를 일반명사처럼 신데렐라 스토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막상 원전의 신데렐라는 이른바 신데렐라 스토리와는 들어맞지 않는다는 이..

마리차 백작부인, 백작의 딸의 호칭은?

이번 포스트에서는 블로그에서 처음으로, 제가 작품 전체를 감상한 적 없는 오페라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되겠습니다. 엄밀하게는 오페레타로 분류되지만, 오페레타는 넓은 의미에서 오페라로 분류되면서, 오페라 극장에서 상연될 때가 종종 있으니, 이럴 때는 뭉뚱그려 이야기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작품 자체는 거의 잊혀졌지만, 콘서트 등에서는 간혹 일부분이 연주되는 작품은 종종 있습니다. 칼만의 오페레타인 Grafin Mariza도 제가 그렇게 접하게 된 작품이었습니다. 한국어로는 일반적으로 마리차 백작부인으로 번역됩니다. 2024년인 현재까지, 은 한국어 자막이 첨부된 영상물이 만들어진 적도, 대본의 한국어 번역 완역본이 만들어진 적이 없는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2015년 빈 국립 폭스오퍼 신년음악회에서, ..

<적과 흑>의 공작부인의 의자, 타부레 이야기

스탕달의 은 1830년대 왕정복고기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프랑스 혁명으로 국왕 루이 16세가 처형당하고 프랑스 왕정이 폐지된 이후, 나폴레옹이 집권해서 황제가 되었다가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해서 황제 자리에서 최종적으로 물러난 이후, 루이 16세의 남동생이 프랑스의 새 왕이 된 시기입니다. 에는 여러 귀족이 등장하며 그 중에는 후작인 귀족과 그 딸도 있습니다. 소설 속 묘사에 의하면 그 딸은 이른바 조건 좋은 혼담이 많이 들어왔을 정도로 인기 있는 아가씨로 그려집니다. 후작은 딸이 공작부인 정도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다시피 합니다. 그리고 소설 후반부에서 공작보다 훨씬 신분이 낮은 남자와 그 딸이 연애결혼할 상황이 되자, 후작은 딸이 공작부인이 될 거라는 전망을 접어야 하게 됩니다. ..

<예프게니 오네긴>과 무위도식 과시 댄디 문화

예전에도 오페라로 블로그에서 언급한 적 있는 은 푸슈킨의 작품을 원작으로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오페라로, 러시아 오페라 중 가장 인기 있고 널리 공연되는 작품입니다. http://ariesia.tistory.com/43 차이코프스키의 , 과일 따는 아가씨들이 노래를 부르다 차이코프스키의 은 러시아의 국민 시인으로 추앙받는 푸슈킨의 동명의 작품을 오페라로 각색한 작품입니다. 러시아 문화권에서도 손꼽히는 인기를 누리고 있고, 러시아 밖에 ariesia.tistory.com 그리고 주인공인 오네긴은 이른바 현대적인 의미에서의 주인공다움과는 거리가 멀지요. 편지로 사랑고백하는 아가씨를 거절한 것까지야 그렇다 쳐도, 별 것도 아닌 일로 친한 친구와 결투를 하고 친구를 총으로 쏘아 죽게 하고, 자기가 거절했던 아가..

고전소설 <인현왕후전>과 조선 궁중암투 창작물에 대한 생각

고전소설 은 과 와 함께 3대 궁중문학 고전소설로 법칙처럼 꼽힐 정도로 오늘날에도 유명한 고전소설입니다. 장희빈 이야기가 사극으로 여러 차례 만들어질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았는데, 아마 의 인기와 지명도도 한 몫을 했을 겁니다. 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궁녀 장옥정은 중전이 되고 싶어하는 야망을 가지고 있었고, 국왕 숙종의 총애를 얻어 아들을 낳고 희빈 자리에까지 올라 희빈 장씨가 됩니다. 현숙한 인현왕후를 악독한 후궁인 희빈 장씨가 모함해서 쫓아내고 희빈이 중전이 되지만, 사필귀정 권선징악 이야기처럼 모든 것이 밝혀지고 인현왕후는 다시 왕비로 복위하게 됩니다. 장씨는 다시 후궁 희빈으로 강등되고, 인현왕후에게 원한을 가져 저주하자 인현왕후는 죽게 됩니다. 그리고 저주 사건이 밝혀지자 장씨는 사약을 ..

사진 시대에 인기 있던 초상화가, 클림트

AI기술로 일러스트풍 그림을 그릴 수 있고, 그 그림의 수준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뉴스가 수시로 들려옵니다. 그와 동시에 일러스트풍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에 대한 시장 수요가 자연히 낮아질 것이며, 그렇게 되면 일러스트풍 그림작가들은 어떻게 될지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9세기 사진이 발명되었을 때, 그림의 초상화 분야에서는 이미 거의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당시 화가들에게는 초상화 수요가 컸고, 초상화가 그림 분야에서 수준 높은 그림으로 대우받으면서 의뢰비 내지 그림값도 비싸게 받을 수 있었는데, 사진이 발명되면 그런 초상화 그림 수요가 끊기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인물 그림 화가라는 예술분야 및 직업 자체가 사장될 거라는 식의 예측도..

러시아 전통모자 코코슈닉, 전통의 범위에 대해서

옛날 러시아 문화권을 그린 그림에서는 여성이 반달 모양의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을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른바 코코슈닉이라는 러시아 전통 여성용 모자입니다. 코코쉬닉, 코코슈니크 등으로 표기되기도 합니다. 코코슈닉의 모양은 아주 다양합니다. 둥그렇게 머리를 둘러싸는 모양의 머리 장식이면 코코슈닉이라고 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요. 코코슈닉은 러시아식 민속 의상 자체로 여겨질 정도로, 러시아의 전통이라는 느낌이 아주 강한 모자입니다. 16세기 즈음 처음 나타나기 시작하며, 18세기 예카테리나 2세 때부터 슬슬 러시아풍 의상으로 궁정에서도 입게 됩니다. 19세기에는 아예 러시아 궁정에 여성이 들어오려면, 코코슈닉이나 코코슈닉풍 머리장식을 써야 한다는 드레스 코드 의상 예법도 만들어졌습니다...

로코코 드레스, 이른바 목가적 테마

마리 앙투아네트가 로코코 시대 기준으로는, 화려함이 덜하고 나름대로 소박한 디자인의 옷을 좋아했다는 이야기는 이제는 꽤 유명합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좋아한 옷은 당시 기준으로는, 목가적이라는 말을 듣던 스타일이 맞기는 합니다. 특히 로코코 시대의 드레스는 레이스, 리본 등이 굉장히 화려하게 장식된 스타일이기에, 상대적으로 그런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저 글만 보면, 마리 앙투아네트가 마냥 소박한 옷을 좋아했다고만 하기에는 여러 모로 애매합니다. 18세기 로코코 시대에 목가적인 분위기란, 오늘날 떠올리는 목가적인 분위기와 많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화려한 베르사유 궁전 대신 목가적인 별장에 가까운 트리아농 궁전을 좋아했다는 것이, 사치스러움을 싫어했다는 의미일지언정 현대적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