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와 역사의 만남/오페라 속의 문화사 23

오페레타 <즐거운 과부>와 유럽 상속법 이야기

독일어 오페레타인 는 유쾌한 미망인 등 여러 번역이 있으며, 아예 영어식 이름인 메리 위도우로 더 잘 알려져 있을 정도로 제목이 아직 중구난방인 작품입니다.그리고 그 중구난방 제목 번역어가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작품 자체는 유쾌하고 즐겁습니다.오페레타가 일단 크게 오페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오페라와 뮤지컬 중간 정도의 느낌으로 오페라에 비해서 경쾌한 분위기가 굉장히 강한데, 는 그런 분위기를 특히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여주인공 한나 글라바리는 부유한 은행장과 결혼했는데, 그 남편이 폰테베드로라는 가상국가의 은행에 재산을 맡겼을 때, 은행의 예치금에서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부유하다는 설정입니다. 그 남편이 자녀 없이 죽자, 그 많은 재산은 이제 과부가 된 한나가 재산의 주인의 아..

벨리니의 <텐다의 베아트리체>와 중근세 유럽의 영주 미망인 재혼 제도

빈첸초 벨리니의 1833년작 오페라인 &lt;텐다의 베아트리체&gt;의 배경은 1418년 밀라노로, 실화를 각색한 작품입니다. 오페라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필리포 마리아 비스콘티는 현재 밀라노의 영주로서, 오로지 여주인공 텐다의 베아트리체와 결혼한 덕에 밀라노의 영주 자리를 얻을 ..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부활 대축일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1890년작 &lt;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gt;는 19세기 시칠리아 마을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입니다. 오페라에서는 대개 왕족이나 귀족 혹은 상류층 사교계에서 인정받는 예술가가 등장하며, 못해도 유복한 유한계층 정도는 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19세기 후반에는 평범..

차이코프스키의 <예브게니 오네긴>과 영명 축일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오페라 &lt;예브게니 오네긴&gt;의 남주인공 예브게니 오네긴은 친척의 유산을 물려받게 되어서, 친척의 영지가 있는 시골에 오게 됩니다. 이 곳에서 오네긴은 나름대로 마음이 맞는 친구 렌스키를 만나고, 렌스키의 약혼녀 올가와 올가의 여동생 타티아나와 만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와 18세기 사교계 문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lt;장미의 기사&gt;의 유명한 대목만 보면, 이 작품은 역사적 고증을 무시하기로 작정하고 만든 것으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이 오페라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단연 은장미 청혼 장면일 텐데, 신랑 측의 청혼 전령이 신부 측에게 은장미를 건네주며 청혼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사라진 불>과 성 요한 축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두 번째 오페라인 &lt;Feuersnot&gt;은 제목 번역부터가 제각각입니다. 이 제목의 단어를 직역하면 '불'과 '없다'라는 단어가 결합된 형태인데, 이 단어의 번역제가 정말 다양합니다. 제가 접한 번역제만 나열해도, '사라진 불', '꺼진 불', '불의 결핍', '화재 비상' 네 가..

푸치니의 <나비 부인>과 게이샤 계약결혼 풍조

푸치니의 &lt;나비 부인&gt;은 일본을 무대로 일본 여성이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으로, 동양을 소재로 한 오페라 중 &lt;투란도트&gt;와 함께 쌍벽으로 유명한 오페라이기도 합니다. &lt;나비 부인&gt;은 미국인 남주인공 핑커튼과 일본인 여주인공 초초상의 결혼식으로 시작됩니다. 여주..

바그너의 <탄호이저>와 중세 순례 문화

바그너의 작품 &lt;탄호이저&gt;는 중세 음유시인이 남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오페라로, 중세의 문화와 정서가 많이 녹아 있습니다. 예&#47483; 들면 이 작품에는 탄호이저가 베누스(그리스 신화의 아프로디테, 영어로는 비너스)를 칭송하는 언행을 하자 사람들이 무슨 범죄라도 저지른 것처럼..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장인가수>와 중세 길드 문화

바그너의 오페라 &lt;뉘른베르크의 장인가수 Die Meistersinger von Nurnberg&gt;는 바그너 작품 중 유일한 희극 오페라입니다.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우선 제목부터 정리해야 할 듯합니다. 이 오페라의 원제 원제를 그대로 옮기면 &lt;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어&gt;라고 할 수 있는데요,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