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만든 예술 42

아들 머리에 놓인 사과 쏘기, 빌헬름 텔 전설

한 명사수가 있습니다. 어느 날 다짜고짜 아들 머리에 사과를 놓고, 그 사과를 맞춰보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여차하면 아들을 죽일 수도 있는 명령이었지요. 하지만 그 명사수는 아들 머리에 놓인 사과만을 명중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그 명사수의 이름은 바로 빌헬름 텔이었습니다. 이 ..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작품, 성범죄 피해 여성이 지탄받던 시대

경고> 이 글에서는 성범죄 이야기가 여러 번 나오며, 피가 낭자한 장면을 그린 그림도 나옵니다. 이런 주제를 꺼리는 분이 있다면, 주의해주세요. 유럽에서 미술가가 자신의 이름을 작품에 남길 수 있게 된 것은, 르네상스 때부터입니다. 하지만 르네상스에서 20세기가 되기 전까지 수백..

공개해부와 집단초상화의 시대, 렘브란트의 <툴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

네덜란드 출신 화가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아마 반 고흐일 것입니다. 하지만 반 고흐는 네덜란드가 아닌 프랑스에서 작품 활동을 했지요. 그럼, 네덜란드에서 활동한 화가 중 가장 유명하고, 후대에 큰 영향을 끼친 화가는 누구일까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답이 달라지겠지만, 가장 많은 ..

중세 기사도 문화를 만들다, 아서왕 이야기

문화예술작품 중에서는 중세가 낭만적으로 묘사된 작품이 많지요. 아리따운 숙녀들, 용감하고 신사적인 기사들이 우아한 궁정을 무대로 등장하는 이야기가요. 그 정점에 있는 것은 아서왕 전설입니다. 아서왕 전설이 아니었다면, 중세 기사도 이야기가 오늘날 이렇게 대중적으로 널리 ..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와 기사도 문학

유행이란 시간이 지나면 바뀌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인기 있었던 유행도 언젠가는 사그러지기 마련이고, 일단 인기가 꺾인 뒤에는 옛날엔 그런 게 인기 있었지- 정도로만 기억되는 게 고작이고, 아예 그런 게 인기 있었다는 것조차 잊히는 경우가 훨씬 많지요. 문학계 역시 그랬습니다. ..

벨라스케스의 <궁정의 시녀들>과 마르가리타 왕녀

1673년, 신성 로마 제국의 황후였던 마르가리타 테레사가 21살에 죽었습니다. 원래라면 마르가리타 황후라는 존재는 연대기 작가를 제외하고는 아무에게도 관심 없는 인물이었을 것입니다. 본인은 유명한 일화를 남긴 적도 없고,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독보적인 인상을 준 적도 없..

장 레옹 제롬의 <엄지 뒤집기>와 검투장의 엄지손가락 방향 신호

고대 로마의 검투사라고 하면, 두 명이 치열하게 싸워 한 명을 제압하면, 관중들이 엄지손가락으로 그 검투사의 운명을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이미지가 뚜렷이 떠오릅니다. 엄지손가락을 위로 향하면 살리라는 뜻이고, 아래로 향하면 죽이라는 뜻이라고요. 이런 이미지가 널리 퍼진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