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만든 예술/역사를 상기시킨 예술

알함브라 궁전과 워싱턴 어빙

아리에시아 2021. 8. 7. 20:03

알함브라 궁전, 혹은 알람브라 궁전은 유럽 대륙에 남은 사실상 유일한 이슬람식 궁전이자, 이슬람 문화권을 합쳐도 사실상 둘밖에 없는 이슬람식 궁전이기도 합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기존 왕조를 무너뜨린 경우 기존 왕조의 궁전은 통째로 허물고 새 왕조가 새롭게 궁전을 짓는 관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 이슬람권 궁전은 남은 사례가 거의 없으며, 대형 궁전 중에서는 사실상 마지막 왕조나 다름없었던 오스만 투르크의 돌마바흐체 궁전과 알함브라 궁전만 남게 되었습니다.

 

 

알함브라 궁전은 겉에서 보면 궁전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어 모입니다. 요새나 성채라고 해도 믿어질 듯한 외양이지요.

하지만 궁전 안에 들어가면, 화려하고 정교한 이슬람식 건축물의 진가가 드러나는 진풍경이 줄줄이 펼쳐집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알함브라 궁전은 원래 이슬람 왕조에서 세운 이슬람식 건물이었습니다. 중세 이후 유럽의 상당 부분, 특히 에스파냐 문화권은 이슬람 세력이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에스파냐 문화권의 유럽 왕조들은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고자 했고, 수백 년간 노력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레콩키스타, 국토 회복 운동으로 불리는 일입니다. 그리고 1492년 이사벨라 1세 여왕과 페르난도 2세 국왕이 그라나다를 점령하면서, 이슬람 세력을 유럽에서 완전히 축출하는 데 성공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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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알함브라 궁전은 유럽의 마지막 이슬람 왕조의 궁전으로서, 일종의 전리품같은 장소가 됩니다. 이번에 정복한 왕조는 이슬람 관습을 따르지 않았기에, 멸망시킨 왕조의 궁전을 허물지는 않았고, 결과적으로 궁전이 보존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알함브라 궁전은 에스파냐 왕국이 정복한 이후, 한동안 잊혔습니다. 하지만 19세기 작가인 워싱턴 어빙이 알함브라 궁전에 대한 글을 발표하고, 그 작품이 인기를 끌면서 알함브라 궁전도 다시 유명해지게 되지요. '알함브라' 내지 '알함브라 궁전의 이야기' 등으로 한국에서도 여러 번역본이 발간되기도 했습니다.